“신앙이 다소 다를지라도 저희 교회(신천지)와 목사님의 교회가 상생하길 바란다” 주장
2024년 신천지 표어인 ‘바벨론(기성교회)심판 승리의 해’라는 표어와 배치돼
신천지가 정통교회의 주일예배 시간에 각 지교회를 돌아다니며 목사들을 접촉, 대면해 “성경토론을 하자”는 편지를 전달하는 식의 포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24년 7월 7일 기자가 교육목사로 사역하고 있는 광진구의 한 교회로 젊은 남성과 여성 한 명이 찾아왔다.
이들은 편지봉투 하나를 전해줬는데 기자가 “어디에서 오셨나?”고 묻자 남성은 “저희는 신천지예수교회에서 왔다. 목사님과 성경토론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함을 주고 돌아갔다.
기자가 받은 편지봉투에는 보내는 사람 칸 옆에 교단명 없이 ‘왕십리교회’라고만 적혀있었다. 그리고 필자가 받은 명함에는 신천지교회 왕십리센터 강사의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이 적혀있었다. 즉, 명함을 따로 받지 않았으면 별도의 확인절차를 받지 않았을 경우 그들의 신원을 편지 안의 내용물로 뒤늦게 확인할 수 밖에 없는 포교를 하고 있던 것이다.
편지봉투 안에는 친필편지 2장과 신천지 내부에서 제작된 양면 인쇄물이 동봉되어 있었다.
해당 편지에는 자신의 신분을 신천지 요한지파 성도라고 밝히면서 목사님들에 대한 인사와 함께 자신이 어렸을 적 친구를 따라 처음 교회에 나가게 된 이후 신앙생활을 한 스토리를 적었다.
그러면서 “성경의 궁금한 말씀이 많아져 우연한 기회에 신천지 교회에서 성경말씀을 배우게 되었다”며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가족들이 이단이라며 서로 따지는 비난과 분열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여 화합하는 것이 주님의 뜻임을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 교회(신천지 교회)와 목사님의 교회가 서로 상생하며 주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는 방법을 찾고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는 목사님과 교회공동체와 더욱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편지글에서도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하나가 되는 방법을 찾고’라는 표현을 통해 간접적으로 성경토론에 대한 의사를 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신천지의 포교전략은 두 가지 의미의 시사점이 있다.
하나는 최근 신천지가 전도에 올인하기 위해 자신들의 교리인 ‘낮 12시 예배’ 원칙을 깨고 예배시간을 ‘오전 10시, 오후 3시, 저녁 7시 30분’ 등으로 바꾼 정황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기자가 이들의 방문을 받은 시각은 낮 1시 30분 경이었는데 평소대로라면 이 시각은 신천지가 낮 12시 예배를 마치는 시각이다. 즉, 정통교회가 예배와 식사교제를 마치는 시간에 맞추어 각 교회를 찾아다니며 편지를 전달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는 올해 표어를 ‘바벨론(기성교회)심판 승리의 해’라고 정했는데 기성교회를 심판하겠다고 해놓고 “저희 교회(신천지 교회)와 목사님의 교회가 서로 상생하며 주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는 방법을 찾고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앞으로는 목사님과 교회공동체와 더욱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식의 표현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표현이라 신천지의 표리부동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