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념 카르텔’과의 투쟁을 선언한 부분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출범한 이후 일관되게 이권 카르텔, 정부 보조금 부정 사용, 특정 산업의 독과점 폐해 등 부정과 불법을 혁파해 왔습니다”라며 이권 카르텔과의 그간의 투쟁을 언급했다.
그런 뒤 “올해도 국민의 자유를 확대하고 후생을 증진함과 아울러,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이념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새해에는 이권 카르텔뿐 아니라 이념 카르텔과의 전쟁도 함께 벌이게 되리라고 선포한 것이다.
“올해도 국민의 자유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자유 이념을 앞세워 이념 카르텔과 싸우겠다는 것은 야당뿐 아니라 노동·통일 등의 재야 운동세력을 상대로 이념전쟁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내년에 열릴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글로벌 전략을 의식한 결과로도 보인다. 신년사 후반부에서 그는 “동북아의 핵심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인태 지역을 넘어 대서양까지 안보·경제·문화에 걸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미국의 정치 매체에서 나왔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세계전략을 돕고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기 위해 한미일 연대를 확대하고 우크라이나전쟁 및 팔레스타인 사태 등에 자유롭게 개입하려면, 국내의 반냉전 세력을 견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필요성에 대한 판단에 입각해 이념 카르텔과의 전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신년사는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이 있는 금년 한해 동안에 윤 정부의 이념전쟁이 한층 격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김종성 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