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김종생 신임 총무 후보자 인준 가결
NCCK, 김종생 신임 총무 후보자 인준 가결
  • 박인재 기자
  • 승인 2023.08.03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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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명성교회 인사 논란 속 투표 끝 인준 통과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명성교회 세습반대 단체, 강력 항의
투표 전 정견발표하는 신임 김종생 NCCK 총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신임 총무 후보로 예장통합 교단으로부터 추천됐던 김종생 목사가 신임 총무 자리에 올랐다.

NCCK는 지난 2023년 8월 3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아가페홀에서 열린 제 71회기 임시총회에서 김종생 목사의 신임 총무 인준을 투표 끝에 찬성 97표, 반대 69표, 무효 2표로 인준안을 가결시켰다.

이로써 김 신임 총무는 이홍정 전 총무의 잔여임기 기간인 약 2년 반 동안 사무총장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투표 전 김종생 목사를 총무 후보로 추천한 예장통합 총회장 이순창 목사(연신교회)는 “김종생 목사는 그의 인생 가운데 민주화운동에 헌신해 3년간 옥고를 치렀고, 태안 기름유출사고와 용산참사 때 가장 먼저 달려가 우는 자들과 함께 울었다”며 “김 목사는 그의 이름 ‘종생’그 뜻대로 종으로 산 인생이기에 NCCK의 정체성을 잘 이해할 수 있는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추천사를 낭독하는 이순창 예장통합 총회장

소견발표를 위해 나온 김종생 목사는 “김삼환 목사님과는 자신이 한국교회봉사단의 사무총장이던 시절 교단 총회 부총회장, 총회장으로 모셨던 인연이 있었다”며 “어떤 이는 저를 명성의 부역자, 심복이라고 말하지만 명성교회가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력을 끌어온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보수화된 한국교회의 현실 속에서 NCCK가 교단협의체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충실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에는 김 후보자의 친 명성교회 행보를 비판하고 앞으로의 사무총장 역할에 대한 대의원들의 우려가 터져나왔다.

“명성교회 세습문제와 통합총회 명성교회 개최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NCCK 총무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김 후보자는 “명성교회 세습 당시 자신은 그 때 온양제일교회 목회를 하던 시절이라 세습과는 관련이 없었고, 명성교회 관련기관에서는 지난 7월에 사임했고, 대형교회 금고 보다는 과부의 두렙돈을 모으면서 걱정하시는 부분들을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의원은 “김종생 후보가 NCCK 총무가 되면 이제 교회세습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된다”며 “교단이 보냈으니 받아야 한다는 논리는 이 문제에 있어서 통하지 않는다. 2년 반 버틴다고 하더라도 부끄러운 선택을 한다면 역사에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급기야 한 대의원은 “이 시간은 질의응답이 아니라 찬반토론이 되어야 한다”며 “김 후보자가 명성교회와의 확실한 절연을 이 자리에서 선언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로 복음교회 교단의 한 대의원은 “이 자리에서 세습은 잘못됐고 죄라고 하는데 NCCK에 가입한 다른 교단 대의원이 통합교단의 세습문제를 논의해서는 안된다”며 “통합교단에서 심사숙고해서 보낸 사람을 이 자리에서 몰아부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이후 진행된 투표에서는 의결정족수 문제로 인해 진통을 겪었다.

한 대의원이 “현장에 참석하지 않고 위임장을 제출한 47명의 위임자들에 대한 의결정족수 산입여부와 위임자들의 투표권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헌장위원회는 “의결권 위임을 한 사람은 투표권이 없고, 의결정족수에 산입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즉, 위임자들을 재석인원에서 뺀다는 것인데 앞서 이 부분을 지적한 대의원은 헌장위원회의 답변에 대해 “47명을 의결정족수에 산입하던지, 위임을 무효화 시키던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예장통합 측 부총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김의식 대의원(치유하는교회)은 “일단 선거를 진행하고 만약에 문제가 있다면 행정소송을 진행하라”고 말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투표가 진행됐고 찬성 97표, 반대 69표, 무효 2표로 인준안이 가결됐다.

김종생 목사의 인준 가결 직후 이순창 예장통합 총회장과 김의식 부총회장은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정태 목사(사랑누리교회)가 김의식 부총회장을 향해 항의하자 김의식 목사는 “용서하면 다 된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김정태 목사는 이어 이순창 총회장에게 “어떻게 이럴수가 있냐”며 항의했지만 이순창 목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명성교회 부자세습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는 단체연합은 이날 회의장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대의원들을 설득했지만 김종생 총무 후보의 취임을 막지 못했다.

이로써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100년간 충실하게 감당해 온 NCCK의 정체성과 선명성에 큰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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