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긍심 갖고 위로를 받게 되기를 바란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지난 1월 23일, 제주라파의집에서 식수식을 진행하고, 뇌사 장기기증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식수식은 미국 유학 중 뇌사 상태에 빠졌던 고 김유나양의 부모들이 결정한 뇌사 장기기증 결정에 감사를 표하고 신·췌장을 이식받은 이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김양의 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전하기 위해 준비됐다.
김유나양의 4주기 기일을 맞아 진행된 식수식에선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킴벌리씨와 어머니 로레나씨가 유나양의 부모인 김제박, 이선경씨도 함께하며 유나 양이 남기고 간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동백나무를 심으며 세상에 아름다운 사랑을 남기고 떠난 유나양을 추모했다. 킴벌리씨는 ‘유나는 나의 영웅이다’라는 메시지 카드를 써서 나무에 걸었다. 유나양의 김제박씨도 ‘유나야 사랑한다’는 메시지 카드를 적어 나무에 걸었다.
이선경씨는 “건강하게 살고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며, “유나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는데, 킴벌리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함께 많은 사진을 남겼다”고 전했다. 김제박씨는 “한국까지 우리를 만나러 와주어 고맙다”며,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서로 연락하며 지내자”고 말했다.
로레나씨는 “딸에게 생명을 선물해주어 정말 감사하다”며, “유나가 우리에게 준 생명은 기적과 같은 선물이다”고 전했다
식수식 이후에 킴벌리씨와 유나양의 가족은 고인이 생전 자주 찾았던 제주도 곳곳을 관광하며 유나 양의 흔적을 찾아 추모한다. 특히 유나양이 생전 버킷리스트로 작성했던 ‘월정리 바다 가기’를 함께하며 유나 양의 사랑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박진탁이사장은 “언어도 국적도 다르지만 생명나눔을 통해 가족이 된 킴벌리 씨와 유나 양의 가족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며, “이를 통해 국내에서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인들의 유가족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위로를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에 31조 비밀의 유지에 의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의 정보 공개가 금지되어 있다. 국내에서 장기를 기증한 기증인의 유가족들은 이식인의 소식조차 알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에서도 기증인 김유나 양의 부모와 이식인 킴벌리 씨와의 만남 같은 감동적인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서신 교류를 허용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