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 빛과진리교회에서 제자훈련 중 가혹행위 등으로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이른바 LTC 훈련 과정이 자세히 담긴 내부자료를 폭로했다.
일명 ‘고린도후서 6장 훈련정리’라는 제목으로 일컬어지는 내부문건에는 고린도후서 6장 3-10절에서 사도바울이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당부하는 메시지를 문자적, 자의적인 해석으로 자신들의 가학적 제자훈련 행태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
이에 대해 빛과진리교회 피해자들을 돕는 이정욱 목사는 이 자료에 대해서 “이 리스트에 나오는 훈련 내용들은 내부사정을 모르는 이들이 볼 때 얼핏 맞는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빛과진리교회에서 받아들이는 뉘앙스는 완전히 다르다”며 “정상적인 내용은 많지 않고 대부분 과격한 성향을 띄는데 예를 들어 전도에 대한 내용도 리스트에 기록된 내용, 뉘앙스보다 훨씬 과격한 전도를 하도록 강요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이 리스트에 기록된 훈련 내용의 진정한 의미와 뉘앙스를 파악하는 것이 빛과진리교회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밝혔다.
기사 아래에 빛과진리교회에서 제작한 ‘고린도후서 6장 훈련정리’ 리스트 jpg 파일 원본과 한글파일 표로 정리한 PDF파일을 함께 올린다. 빛과진리교회에서 제작한 원본 jpg 파일을 여러 번 공유를 거치면서 해상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때문에 명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원본리스트를 한글파일 표로 다시 정리했다.
본 지 기자는 이정욱 목사를 통해 피해자 A, B씨에게 서면질문지를 발송했고, 이들은 자신이 경험한 고린도후서 훈련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피해자 A씨는 “훈련내용을 정해주진 않고 그냥 6장 훈련 가이드라인 중에서 제가 할만한 것들을 선택하거나 창조해서 리더에게 계획서를 보내면 그 계획서를 실행해도 되는지 아닌지 허락을 받고 훈련에 임하게 된다”며 “훈련 중에 기억이 남는 것은 하루 3시간만 잤던 일, 맞음을 훈련하고자 이태원에 영업하는 트렌스젠더바에 가서 난동을 부리고 그들에게 던져졌던 일, 욕됨을 훈련하고자 모텔촌에 가서 들어가는 커플들에게 사탄에 씌였다며 죄지으러 가는 거라고 끝까지 쫒아다녔던 일 등이 기억난다”고 했다.
피해자 B씨는 “고후 6장에 나오는 29개 항목을 4번 했으며, 주당 1~2개 항목을 훈련하였는데, 예시표에 나온 것들을 참고하여서 비슷하거나 더 강한 것들을 했다”며 “하루에 잠 1시간만 자기, 3일간 아무것도 안 먹기, 차 트렁크나 모르는 건물 지하실에 갇혀있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 A, B씨는 공통적으로 “리더의 의중과 LTC 훈련 분위기는 매우 큰 연관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A씨는 “항상 리더가 시키는 대로 리더 의향을 잘 살펴 행동해야 하고. 조교 리더나 팀 리더가 하는 말씀 그대로 행동하는 것을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한다”며 “그때는 그루밍 당했었다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것이 정신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상황이었던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어서 “LTC 훈련을 시작하기 전 자천서를 내게 하는데 그 이유는 ‘자발적으로 이 훈련을 한다고 원했던 것은 바로 너다’ 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다”며 “훈련도 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만큼을 조교리더에게 말하면 그만큼만 해도 되지만 적게 훈련하게 되면 리더십이 되는 것은 점점 멀어지기에 리더십이 되는 것이 최종목표인 이상 결국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B씨는 “고후훈련을 하게 되면 조교에게 맹종하게 되고, 피곤해서 정신없이 살게 되면서 심신이 허약해져 ‘나 같은 것은 죽어 마땅하다’는 생각을 하고, 죄책감에 빠진다”며 “훈련분위기가 고압적이고 무섭기에 조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하고 두렵게 여긴다”고 말했다.
A씨는 “훈련을 하면서 인간의 죄인 됨을 이용하여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인데 리더의 말에 순종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그루밍에 스스로 빠져 결국 리더 말에 끝까지 순종하지 못하는 나는 하나님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지금은 빛과진리교회에서 나온 후 회복하려 노력중이지만 많이 어렵고 힘든데 왜냐하면 그곳에서 너무 많은 측면에서 하나님에 대해 오해를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B씨는 “훈련 내내 주장하는 약속의 말씀이 사무엘하 3장 36절인데, 이 훈련의 목적은 (김명진)목사와 하나되는 것이고, 그것이 될 때까지 훈련하는 것이다”며 “도태될까봐 두려웠고, 일단 리더가 되고 보자는 마음에 훈련을 마치고 싶었고, 훈련을 거듭할수록 실제로 제 의식이 노예처럼 굴종하는 인간이 되어있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마지막으로 “같이 훈련 받았던 J 자매가 뇌출혈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나도 죽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고, 모임에서 J 자매를 몰인정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 훈련이 잘못된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고린도후서 훈련의 내용에 대한 피해자들의 진술이 김명진 목사와 부리더 2명에 대한 강요 및 강요 방조 혐의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 볼 일이다.